
아직 북극한파 여운 탓인지 아침 공기는 여전히 차갑고
외투를 벗기에는 아직 이른 날씨입니다.
달력에는 입춘이 지났다고 표시되어 있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계절은 여전히 겨울에 머물러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입춘’이라는 말은
조금은 앞서간 약속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24 절기는
지금의 날씨를 말하기보다
앞으로 흘러갈 계절의 방향을 알려줍니다.
아직은 춥지만,
이제 시간은 분명히 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아래의 글에서는
입춘이 지닌 뜻과 의미,
그리고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라는 글귀에 담긴 마음을
차분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입춘이란 무엇인가
입춘(立春)은 24 절기 가운데 첫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는 보통 2월 3일이나 4일경에 해당하며,
달력 위에서는 아직 한겨울이지만
절기상으로는 봄이 시작되는 날로 여겨집니다.
입춘은
날씨가 곧바로 바뀌는 날이기보다는
계절의 방향이 전환되는 시점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입춘에 담긴 옛사람들의 시간 감각
옛사람들은 계절을
체감 온도보다
자연의 흐름으로 이해하였습니다.
입춘은
눈이 녹지 않아도,
찬바람이 불어도,
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절기였던 거 같습니다.
농사를 짓던 시절에는
이 날을 기준으로 씨앗을 준비하고
한 해의 농사 계획을 마음속에 세웠습니다.
입춘은
아직 오지 않은 봄을
미리 맞이하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입춘대길 건양다경의 뜻과 유래
입춘이 되면
대문이나 방문에 글귀를 붙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입춘대길은
봄이 시작되니 큰 길운이 함께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며,
건양다경은
밝은 기운이 세워져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글귀는
액운을 막기 위한 주문이라기보다
새해의 마음가짐을
눈에 보이게 적어 둔 다짐에 가까웠습니다.
4. 입춘날 전해 내려오는 풍습들
입춘에는 여러 풍습이 전해 내려옵니다.
밝은 색의 옷을 입고
집 안을 정리하며
입춘첩을 붙이고
농기구나 씨앗을 점검하였습니다.

이 풍습들이 공통으로 지닌 뜻은 분명합니다.
몸과 공간, 그리고 마음을
새로운 계절의 흐름에 맞게 정돈하는 일입니다.

입춘은
무언가를 크게 시작하기보다는
자세를 바로 세우는 절기였습니다.


<아래의 시는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에서
점심식사로 안동국시 한 그릇 먹고 가볍게 써본 글입니다.>
입춘이 지났다고 해서
곧바로 봄이 느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경칩은 아직 멀고,
날씨는 여전히 겨울 쪽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한 날씨 속에서
입춘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은 시를 적어보았습니다.

안동 임청각 전경
입춘도 경칩도 먼 날씨에
지은이(이재철)
입춘도 경칩도
아직은 먼 날씨에
바람은 여전히
겨울의 말을 하고
아스팔트 위 햇살만
조금 먼저 봄을 흉내 냅니다
꽃은 피지 않았고
개구리는 아직 잠든 시간인데
사람 마음부터
괜히 설레는 것을 보면
봄은 계절이 아니라
기다림에서 시작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5. 요즘 우리가 입춘을 보내는 방법
오늘날에는
전통적인 방식 그대로 입춘을 보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미뤄 두었던 계획을 다시 꺼내어 보고,
올해의 방향을 한 줄로 적어 보며,
창문을 열어 햇빛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입춘의 의미는 충분히 살아납니다.

입춘은
당장 변하라는 신호가 아니라
방향을 점검하라는 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 마무리
아직 바람은 차고
날씨는 봄과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절기 속에서 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입춘은
지금은 그대로여도 괜찮지만
마음의 방향만은 봄을 향해 두라고
조용히 말해 주는 듯합니다.
올해 입춘이
각자의 일상 속에서
작은 시작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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