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양공항에서 시작된 여정, 고구려의 옛 땅으로
중국 랴오닝성의 관문인 선양공항(瀋陽桃仙國際機場)에 내리자마자,
공기의 결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이곳은 한때 고구려의 옛 땅이었고,
우리 민족역사 속에서 위대한 인물들의 숨결이 아직도 살아 있는 곳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부터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비록 땅은 잃어버렸지만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역사는 이곳에 남아 있다.”
선양에서 버스로 약 세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지린성 지안(集安).
이곳은 고구려의 도읍지였던 국내성(國內城)이 있던 자리로,
바로 광개토대왕릉과 장수왕비(광개토대왕비)가 남아 있는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 여행 정보 정리|선양 → 지안
- 이동 시간: 약 3시간
- 이동 수단: 전용 차량 또는 장거리 버스
- 특징: 고구려 국내성이 있던 역사 도시

2. 광개토대왕릉, 위대한 왕의 시간이 잠든 곳
광개토대왕릉은 고구려 제19대 왕 광개토대왕(재위 391~413)의 능으로 전해집니다.
거대한 석재를 쌓아 올린 피라미드형 구조는 고대 동북아시아에서도 보기 드문 형태로,
압도적인 규모와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능 앞에는 왕의 업적을 기록한 광개토대왕비가 서 있습니다.
높이 약 6.39m의 거대한 화강암 비석은
1,600년의 세월을 견디며 지금도 굳건히 서 있고,
비문에는 고구려의 영토가 요동과 만주 전역,
한반도 중부까지 확장되었음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돌이 아니라, 하나의 문명과 자존의 증거처럼 느껴졌습니다.
이곳에 서 있으면, 고구려가 동북아의 중심이었던 시절의
기개가 공기 속에서 되살아나는 듯했습니다.
📌 관람 포인트|광개토대왕릉
- 관람 소요 시간: 약 30~40분
- 특징: 대형 적석총 + 광개토대왕비 인접
- 팁: 비석 주변에서 천천히 머물며 비문 설명 참고


3. 장수왕비와 국내성, 왕조의 영원함을 꿈꾸다
광개토대왕의 아들 장수왕은 부친의 업적을 계승해 수도를 평양으로 옮기고,
고구려를 더욱 강성한 국가로 발전시켰습니다.
지안 인근에 남아 있는 장수왕비는 이러한 왕권의 정당성과 국가의 연속성을 상징하는 유적입니다.
비문에는 조상의 업적과 함께 ‘천하의 중심은 고구려’라는 자부심이 담겨 있습니다.
국내성 유적지를 따라 돌담과 성벽의 흔적을 걷다 보면, 비록 도시는 사라졌지만
그 땅은 여전히 고구려의 기억을 품고 있는 듯했습니다.
📌 국내성·장수왕비 핵심 요약
- 국내성: 고구려 초기 도읍지
- 장수왕비: 왕권 계승과 정통성 선언
- 관람 팁: 성벽 흔적을 따라 천천히 산책 추천

4. 압록강변에서 마주한 국경의 현실과 역사
지안 시내를 따라 흐르는 압록강은 오늘날 중국과 북한을 가르는 국경이지만,
과거에는 고구려의 생명선이었습니다.
강물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압록강이 지금은 국경이지만, 한때는 우리의 중심이었다.”
강변 곳곳에는 고구려 시대의 고분군과 성곽 흔적이 남아 있고,
건너편으로는 북한 만포시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역사와 현실이 한 시야에 겹쳐지는 이 풍경은, 관광지라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남깁니다.


5. 백두산 북파, 고원의 장엄함을 체험
압록강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면 드디어 백두산 북파(北坡) 입구에 닿게 됩니다.
백두산 천지는 고구려와 발해의 시조 전설이 깃든 성스러운 공간입니다.
광개토대왕비에 등장하는 ‘하늘이 내린 왕’이라는 표현은,
이 백두산을 상징적으로 떠올리게 합니다.
천지를 처음 마주한 순간, 이것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역사와 신화가 하나로 이어지는 체험처럼 느껴졌습니다.
고구려가 왜 ‘산과 하늘의 민족’이라 불렸는지, 그 이유를 몸으로 이해하는 순간이었습니다.

6. 백두산 서파, 자연과 인간의 경계 위에서
이튿날 이동한 백두산 서파(西坡)는 북파보다 완만하지만,
그만큼 장대한 스케일을 볼 수 있었고, 서파는 중국 연길 방면에서 접근하며,
고원의 들판과 용암대지가 이어진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서파에서 바라본 천지는 북파보다 훨씬 가깝고 웅장하게 보였습니다.
하늘과 물이 맞닿은 듯한 장면 앞에서, 그저 말없이 서 있을 뿐, 이곳에 서 있으면,
고구려의 영토가 한때 백두산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 백두산 북파 vs 서파
- 북파: 접근 난도 높음, 상징성 큼
- 서파: 접근 쉬움, 천지 조망 우수
- 추천: 가능하다면 두 곳 모두 경험

7. 고구려의 시간을 경험하며
이번 여행은 선양에서 시작해 지안의 고구려 유적과 압록강,
그리고 백두산까지 이어진 여정이었습니다. 단순한 해외여행이 아니라,
고구려의 시간을 몸으로 걷는 경험이었습니다.
10월 초의 백두산은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문턱에 있었고,
날씨는 차가웠지만 마음은 묘하게 따뜻했습니다.
광개토대왕비 앞에서 느낀 웅장함, 압록강변에서의 현실적인 안타까움,
백두산 천지에서의 신비와 경외감이 겹쳐지며 우리 민족의 뿌리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선양–지안–백두산으로 이어지는 이 동선은
한 번쯤 직접 걸어볼 만한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땅은 지금도 조용히 고구려의 시간을 품고 있었으니까요.
이 글은 선양–지안–백두산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고구려 유적과 역사 현장을 직접 경험한 여행 기록을 정리한 글입니다.
'여행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서울 산책길 추천|정동길에서 다시 듣는 광화문 연가 (0) | 2026.01.07 |
|---|---|
| 50·60대 은퇴 후 해외 배낭여행 준비 체크리스트 10가지 (0) | 2026.01.01 |
|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 안동 만휴정 여행 후기|드라마 속 그곳을 다녀오다 (0) | 2025.12.21 |
| 칭따오 여행 코스 추천 3편|칭다오, 바다와 맥주 너머의 도시 (0) | 2025.12.21 |
| 칭따오 여행 코스 추천 2편|퇴직 후 첫 부부여행, 태양의 도시 르자오 여행 후기 (0) | 2025.12.21 |
| 칭따오 여행 코스 추천 1편-퇴직 후 첫 부부여행, 랑야고성 불꽃축제 후기 (0) | 2025.12.21 |
| 해외여행 시 비싼 로밍 요금 대신, 경제적이고 편리하게 인터넷 이용하는 3가지 (0) | 2025.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