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정동길은
말수가 줄어든 도시 같다.
마치 차가운 공기 속에서
돌담은 더 오래된 기억처럼 느껴지고,
사람들의 발걸음도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이 계절의 정동길을 걷다 보면
이상하게도 한 노래가 조용히 떠오른다.
광화문 연가 ~

눈이 살짝 내려앉은
덕수궁 돌담길 옆 정동길은
서울이라는 사실이 잠시 잊힐 만큼 고요하다.
이 길에서는
사진을 찍기보다
잠시 멈춰 서게 된다.
광화문 연가가 가진
그 느린 템포처럼,
정동길의 겨울도 서두르지 않는다.
그래서 이 노래는
겨울의 정동길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 같다.

이 노래가 나에게 더 특별한 이유는
사랑 때문이 아니라
지나간 시간을 대하는 나의 태도 때문이 아닐까?
작년까지 직장이 바로 근처라 더욱 이곳은
정답고도 때론 애잔하기 그지없다
이곳의 사계절 내음을 모두 알아서일까
겨울의 광화문도 그렇다.
화려함은 줄어들고
대신 감정이 또렷해진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
누군가는 괜히 한 번 더
지난 사람, 지난 계절을 떠올려본다
노래가사는 그 마음을
아무 말 없이 대신해 준다.

겨울은 모든 걸 단순하게 만드는 것 같다.
색도, 소리도, 사람의 마음도.
그래서 오히려
기억은 더 또렷해지는 것 같다.
정동길이 옛 직장 근처이었기에 그런지 광화문 연가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계속 불리는 이유는
바로 이런 계절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정동길의 겨울 역시
한 번쯤 이 길을 걸어본 사람들에게
앞으로도 더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글 마무리 : 겨울의 길을 기록하다
겨울 정동길을 걷는 일은
어디를 가기 위한 이동이 아니고
잠시 멈추기 위한 선택이다.
이런 서울의 겨울 풍경과
노래가사처럼 스며드는 순간들을
앞으로도 하나씩 기록해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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