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자오에서 시작해 칭다오의 밤으로 이어진 하루

칭다오는 흔히 바다와 맥주라는 두 가지 이미지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직접 걷고, 머물고, 하루를 온전히 보내고 나니
이 도시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여유와 리듬이 있는 삶의 공간에 더 가까워 보였습니다.
1. 르자오의 마지막 아침, 다시 본 일출
여행 셋째 날 아침, 새벽 6시.
우리 부부는 호텔 앞에 대기 중이던 셔틀버스에 올랐습니다.
목적지는 르자오의 해안 일출 전망대였습니다.
이동 시간은 불과 5분 남짓이었지만, 창밖으로 스치는 새벽 공기는 유난히 상쾌했습니다.
전망대에 도착하자 동쪽 하늘이 서서히 붉게 물들었고,
이내 수평선 위로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잔잔한 파도 위로 빛이 반사되며 황금빛 길이 만들어졌고,
바다를 향해 솟아오르는 태양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습니다.
‘태양의 도시’라는 이름처럼, 르자오의 일출은
조용하지만 묘하게 가슴을 울리는 힘이 있었습니다.
일출을 마친 뒤 호텔로 돌아와 간단히 아침을 먹고,
우리는 곧바로 칭다오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2. 해저터널을 지나 도착한 칭다오
르자오에서 칭다오까지는 약 두 시간 거리였습니다.
버스 창밖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하던 중,
가이드는 “잠시 후 중국의 대표 해저터널을 통과합니다.”라고 알렸습니다.
순간, 버스 안은 작은 환호로 가득 찼습니다.
터널 안으로 들어서자 조명이 물결처럼 반짝였고,
마치 바닷속을 달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터널을 벗어나자
멀리 푸른 바다와 고층 빌딩이 어우러진 칭다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11시경 칭다오 시내에 도착하자
칭다오의 바깥공기는 사뭇 달라 보였습니다.

3. 맥주박물관과 천주교회, 잔교의 오후
첫 일정은 칭다오의 상징인 맥주박물관이었습니다.
1903년 독일인이 세운 공장 건물을 개조한 곳으로,
붉은 벽돌 외관이 고풍스러웠습니다.
가이드는 “이곳이 칭다오 맥주의 탄생지입니다.”
라며 역사와 제조 과정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최근 일부 유튜브동영상에서 보여준 칭다오 맥주사건은
중국 내에서도 큰 사건이었고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사건(강한 처벌)이라는 이야기도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 내부 투어를 마친 후에는 신선한 생맥주 시음 시간이 있었고
거품이 부드럽고 향이 깊은 맥주 한 잔이 피로를 단번에 씻어 주었습니다.
특히 제1공장에서 생산된 맥주맛은 시중 제품(2 공장, 3 공장)과는
또 다른 맥주 맛을 느끼게 했습니다.
평소에 개인적인 호기심이 발동했는 탓에 맥주 원액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병당 대충 88위안 정도였지만
맥주 원액 2병을 사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먹어 보았는데
다른 시중에 판매되는 맥주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진한 맛이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이후 방문한 천주교회당은 유럽식 고딕 양식의 붉은 벽돌 건물로,
파란 하늘 아래 한 폭의 그림처럼 서 있었습니다.
광장 앞에서는 결혼사진을 찍는 현지 커플들의 모습도 볼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잔교로 이동했습니다.
바다 위로 길게 뻗은 다리를 따라 걸으며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풍경을 바라보니,
칭다오의 여유가 온몸으로 전해졌습니다.



4. 5·4 광장 야경, 그리고 역사에 스민 한국의 흔적
해가 진 뒤 찾은 곳은 5·4 광장이었습니다.
붉은 조형물 ‘오월의 바람’은 조명 아래에서 더욱 강렬하게 빛났고,
주변 건물의 불빛이 바다 위에 반사되어 환상적인 야경을 만들었습니다.
가이드는 이 광장이 1919년의 5·4 운동을 기념해 조성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중국의 학생과 지식인들이 제국주의에 맞서 항거했고,
그 움직임은 한국의 3·1 운동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자유를 꿈꾸던 두 나라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자,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또한 장제스가 한국의 독립운동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는 설명도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광장의 붉은 조형물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그 시대의 뜨거운 정신을 상징하는 듯 보였습니다.

5. 프라이빗 맥주파티와 마지막 밤
전망대를 내려온 뒤, 여행사에서 준비한 프라이빗 맥주파티가 열렸습니다.
소규모 인원만을 위한 자리였고,
테이블 위에는 칭다오 생맥주와 간단한 안주가 놓여 있었습니다.
작은 무대에서는 서양인 여가수와 중국인 4인조 그룹이 번갈아 가며 노래를 불렀고,
우리 일행은 음악에 맞춰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며 춤을 췄습니다.
아내와 나는 잔을 부딪치며 말했습니다.
“고생했어. 그리고 앞으로 더 자주 오자.”
퇴직 후 처음으로 맞이한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숙소인 칭다오 타임리조트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을 때,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와 도시의 불빛이 하루를 조용히 마무리해 주는 듯했습니다.

6. 칭다오는 이런 분께 여행을 추천합니다
✔ 휴양 + 도시 관광을 함께 원하시는 분
✔ 부모님 동반 여행
✔ 퇴직 후 여유 있는 일정
✔ 맥주·해안·산책 좋아하는 분
7. 마무리 정리
칭다오는 “무언가를 많이 해야 하는 여행지”가 아니라,
천천히 걸으며 분위기를 느끼는 도시입니다.
👉 피로하지 않고
👉 기억에 오래 남는 여행이 됩니다.
이 글은 칭다오를 빠듯한 일정이 아닌,
천천히 걸으며 분위기를 느끼는 여행지로 경험한
여행 기록을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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